우울한 날의 율동

 

 

가슴뼈 아래 고즈넉한 강물

자욱한 안개 위로 나직이 솟구쳤다 가라앉고

다시 솟구쳤다 길게 가라앉는

작은 새의 나래짓 같기도 하고

아낙의 설운 몸짓 같기도 한

흐느적이는 형상은 무언가

우수수 떨어지는 가랑잎들 새로

언뜻 어머니의 목소리 같기도 하고

외로웠던 유년의 버들피리소리 같기도 한

저 목쉰 가락은 무엇인가

어린날 残光이 바스라지는 샛강 물결 따라

일어났다 쓰러지고

다시 일어났다 엎으러지는

붉은 꽃잎 같기도 하고

한 다발의 별무리 같기도 한

저 생명의 조각들은 무언가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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