前夜
파도 거센 바다의 새벽 열 때까지
일상의 왁자지껄 어수선이 눈뜰 때까지
그는 독주에 취한다
도시는 병 깊어 몸 비틀고
곰팡이 더미 속 한 개 검불 되어
그는 썩어가며 출렁인다
탁류에 휩쓸리며 얼룩의 시간을 준설한다
흐르는 세월을 되짚는 허망으로
힘겨움이 그를 다스릴 때
그는 부끄러운 줄도 모르면서
풍랑의 밤바다 목로에 앉아
낯익은 듯 낯선 사람과
독주를 나눠 마신다
바람 부는 쪽으로 몸 눕히며
술은 드센 파고의 근심을 잊게 한다
밤바람의 우수를 씻어준다
바다의 거친 새벽 동틀 때까지
술은 밤바다와 함께 그를 취하게 한다