회의
회의는 두 가지 상횡으로 귀결된다. 간단한 문제 하나에 수없이 복잡한 의견을 내거나 복잡한 문제 하나에 지극히 간단한 결정을 내리는 것이다.
화의 자리나 평범한 대화 자리에서 자신있게 늘 하던 소리를 하거나 모두 다 아는 이야기를 혼자 열정적으로 떠들어대는 사람이 있다. 이런 사람을 보면 참 의아하다. 이 선생은 어쩌면 자의식이 저리 대단할까 질투가 날 지경이다. 말을 잘하는 첫 번째 비결은 자신감이라고 한다. 자신감이 있으면 자연스럽게 줄줄 말할 수 있다. 하지만 자신감은 본래 자신이 아는 것을 바탕으로 해야 하는 것 아닌가? 내가 너무진부했는지도 모르겠다. 어쩌면 앞서 말할 선생들의 자신감은 차라리 맹목적이라고 말해야 옳다. 맹목적이기 때문에 돌멩이도 황금으로 만들만한 자신감을 내세워 마치 창시자처럼 케케묵은 말들을 늘어놓고 발명가인 양 터무니없는 이야기를 쏟아낼 수 있는 것이다.