어항 속의 붕어

 

 

나는 어항 속의 붕어다

어항의 유리벽 따라 헤매 돌 때

내 어버이가 죽은 곳

강머리 냇가가 사무쳐 오면

나는 과민한 포로가 되어

또다시 최후의 모반을 시도한다

지느러미의 잰 걸음으로

슬픔을 헤치고 밀며

밤새 발목이 시큰 되도록 탈주하는 가엾는 길은

고작 유리城 따라 선회하는 회주로일 뿐

나 차가운 심장 열고 겨누던 반역의 총알은

언제나 수포로만 꺼져 버린다

이제 꿈에서나 재회하리

밤이면 밤마다 소리 지루며 치닫던 강변

그 초록 물속 풋풋한 말풀에

볼 비비며 나는 춤추리라

望鄕의 노래를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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