눈물

 

 

눈물이 말라버렸다

너무 오래 눈물을 꺼내 썼다

이제 울음은 눈물 없는 외톨이다

관을 닫기 전 어머니 얼굴을 보고도

내 울음은 소리조차 없었다

어린 날 신탄진 장터에서

어머니의 손을 놓치고

반나절을 울었다

60년도 넘게 장기저축한 그 울음을

헤프게 꺼내 쓰다가

내 자식들에게서 울보 별명까지 얻었으니

그래 그 어린 날의 눈물이야

얼마나 청아한 물이었겠나

지금 내 울음은

눈물도 소리도 없는

숨어 흐르는 울먹임이다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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