폐차장에서

 

 

차량의 오장육부가 넝마처럼 누운 곳

원도부러쉬의 날개는 떨어졌다

이젠 켤 수 없는 방향지시등

힘차게 박동 치던 엔진은 죽고

더 갈래야 갈 수 없는 차 하나

서울 4망**

멈추지 못하는 브레이크와

더 달리지 못하는

액설레이터 변속기어의 톱니는 허물어졌다

어디에도 길은 보이지 않는다

숨 가삐 달려온 길은

먼지 속에 묻히고

저 썩은 물에 발목 잡힌 사랑은

헐벗은 채 고장 난 핸들을 잡고 흔들고 있다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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