바람 길 - 송인준 시집
그 집
TiGeR.K
2017. 6. 19. 13:24
그 집
산모롱이 굽이 돌면
언덕에 집 한 채 있다
하늘 한 자락 담지 않은 기와는
가을빛에 붉게 잘도 익었다
저 혼자 우두커니 외딴집은
새도 나무도 뵈지 않는다
그래도 언제나 환하고 밝아
외지지 않고 당당해 보인다
한 굽이 더 돌아가면
거기 서 있는 나는
홀로 흐리고 홀로 어둡다
늘상 바람이 웅성거린다