바람 길 - 송인준 시집

재회를 위하여

TiGeR.K 2017. 9. 16. 11:17

재회를 위하여




이제는 일어나야지 청정한 바람 되어

깊은 잠 거두어 네가 돌아온다면

그늘진 하 많은 표정과 만나고

거침 거리를 돌아 문득 네가 돌아 온다면

때론 무성한 안갯속을 황금 종소리 찾아 헤매었다

그 비바람 천둥소리에 살아있으나 죽어있었고

멀쩡한 하늘 아래 그냥 눈물이 흐르기도 하던 날들을

겹겹이 헤치고 문득 네가 다시 돌아온다면

이제는 일어나야지 청정한 바람 되어

끝없는 잠의 골짜기서 표표히 일어나

봄빛 거느리고 올 바람을 맞아

겨울의 엄숙한 벌판에 다시 서야지

새벽 오면 이슬 털고 고개 드는 꽃봉오리가 되어

어느 날 문득 네가 온다면

가장 빛나는 눈빛으로 네가 돌아온다면